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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9 12:03

6/19 사모님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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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의 소리] 사모님의 자리 기사의 사진
청소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으로 건물주와 함께 교사가 꼽힌다. 그런데 앞으로 교사 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 같다. 학생 수가 급격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목사 부인인 한 제자가 얼마 전 교사직을 그만뒀단다. 이유인즉슨 남편이 부임할 교회가 강력히 원해서란다. 어떻게 얻은 직업인데…. ‘사모’로 불리는 목사 부인의 자리는 어떤 것일까. 어떤 것이어야 할까.

사모(師母)란 선생의 부인이다. 교회에서는 목사의 부인을 지칭한다. 흔히 ‘사모님’이라고 하는데 목사가 자기 아내를 ‘우리 사모’라고 부르거나 목사 부인이 자칭 ‘사모’라 하는 건 한마디로 난센스다. 목사는 다른 사람 앞에서 자기 아내를 ‘제 안사람’ ‘제 처’ ‘제 아내’라고 해야 옳다. 목사 부인도 다른 사람 앞에서 자기를 ‘○ 목사 아내’ ‘○ 목사 안사람’ ‘○ 목사 처’라고 해야 옳다. ‘사모님’은 남들이 불러주는 말이지 자기 자신을 칭하는 말이 아니다.

교회에서 가장 애매한 자리가 목회자 부인이다. 그래서일까. 목회자도 그 아내도 교인들도 목회자 부인은 이래야 한다고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제자의 남편이 부임하는 교회는 제자에게 교사직을 그만두라고 했으리라. 진작 알았다면 적극 말렸을 것이다. 그가 교사직을 통해 이루려는 꿈을 알기에.

어떤 이는 남편이 교회에 부임할 때 자신의 개인적인 삶은 보호해 달라고 요청해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다. 남편과 함께 신학대학원에 다닌 어떤 이는 그 실력으로 교인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고 있다. 어떤 이는 아예 목사가 돼 남편과 공동목회를 한다. 어떤 이는 남편과 함께 출근해 사실상 목회에 깊이 관여하기도 한다.

교회에서 가장 고독한 자리가 목회자 부인이다. 그는 유리상자 안에 갇힌 채 온 교인들로부터 관찰을 당한다. 언행과 복장 하나하나가 온 교인의 관심사가 된다. 남들의 시선과 뒷말에 얼마나 신경이 쓰일까. 남편에게 지나친 호의를 보이는 여신도들로 인해 가슴이 까맣게 타들어 가기도 한다. 왜 아니겠는가. 교인들이 주의해야 할 대목이다.

언제 교회를 떠나야 할지 모르는 부목회자의 부인은 더 고달프다. 자녀 교육에 올인해야 할 시기에 교회 사역에 알아서 참여해야 하고 담임목사 부인의 눈치도 봐야 하고 부족한 생활비로 경제적 어려움이 크지만 어디 가서 ‘알바’도 할 수 없고….

목회자 부인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교회법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교회가 목회자 부인에게 어떤 역할을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않았으면 한다. 교회가 목회자 한 사람을 고용한 것이지 그 부인까지 고용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어느 CCM 가수는 ‘아무개 목사의 사모님’이라는 호칭을 단호히 거부한다. ‘아무개씨’라 불러달라고 한다. 그렇다고 교회 목회자 부인을 아무개씨라고 부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아무개 사모님’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는데 그런 직분은 교회에 없다. 엄격히 말해 사모님은 제직회에 참여할 자격도 없다. 그러니 목사 부인에게도 권사, 집사 같은 직분을 주면 좋겠다.

사실 며느리나 딸뻘도 안 되는 젊은 사람을 사모님이라고 깍듯이 대하기란 참 어색한 일이다. 나이 많은 교인들로부터 그렇게 불리는 당사자도 부담스러울 것이다. 교인들도 사모님보다는 권사나 집사로 부르고 당사자도 그렇게 불리는 것이 편하고 피차 친근하지 않을까. 그래야 목사 부인도 진정한 교회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목회자 부인들이 교회를 위해 기도하며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있으리라. 특히 미자립교회 목회자 부인들의 수고에 감사하며 응원을 보낸다. 그런 반면 남편보다 더 강력한 실세 사모들도 없지 않다. 부교역자 면접에 나서고 부목회자 부부를 호출해 호통을 치고 교회 내 인사를 좌지우지하기도 한다. 누가 이런 권한을 부여했는가. 이런 역할을 ‘비선 실세’라 한다. 교회의 사유화는 대개 이렇게 시작된다.

목회자 아내의 자리는 과연 어떤 것일까. 교회가 고민해야 할 과제다. 목회자 부인이라 해서 무조건 잠잠해서도 안 되지만 월권을 해서도 안 될 것이다. 목회자 부인들도 개인의 비전과 능력에 따라 교회 안팎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도록 교회가 배려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부목회자들의 생활이 궁핍하지 않도록 교회가 좀 더 보살펴줬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여성 목사가 늘어나는데 우리는 그 남편을 어떻게 불러야 하나.

이의용 (국민대 교수·생활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966803&code=23111413&sid1=m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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