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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약속을 전제로 통합한 것이다. 약속을 지키는 것은 연합의 생명이다.

 

 

 금년 9월에 고려교단과 고신교단이 역사적 통합을 이루었다. 이에 대해 역사가들은 정리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이에 대해 나는 고신교단의 역사학자인 이상규 교수와 황대우 교수에게 기고를 요청받았다.

 

 아무래도 고려교단과 고신교단을 두루 경험했고 내가 교회역사 연구로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것을 감안하여 청한 것이다. 이종수 목사가 ‘고신ㆍ고려 총회의 진정한 하나 됨을 위하여’라는 기고를 했다. 기독교보에다. 2015년 10월 17일 토요일자로 기억한다.

 

 이 목사는 고려신학교 출신이란다. 그러나 나는 그를 잘 알지 못한다. 나에게 한참 후배가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그의 기고를 보면서 대 선배 같은 마음이 든다. 제대로 파악하고 글을 썼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기독교보를 대하지 못하는 독자들을 위해 전문을 공개한다.

 

 이 기록을 남긴 이종수 목사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자신이 제안한 글대로 목사의 삶을 기록해감으로 진정한 통합의 하나됨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고신ㆍ고려 총회의 진정한 하나 됨을 위하여

                                                                                                         주품교회 이종수 목사

 

 이번 총회에서 고신과 고려는 통합했다. 하나 되게 하신 하나님께 영광을, 성숙한 하나 됨을 이끌어낸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먼저 손을 내밀어준 고신형제들을 칭찬하고 고려형제들을 환영한다.

 

 양쪽교단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이번 통합과정을 보면서 가슴 깊은 감격과 더불어 약간의 염려가 생긴다. 서경노회가 2001년에 고신으로 들어왔지만 내가 고신으로 온 2008년까지 고신교회에서 잘 적응한 서경노회출신 목회자가 거의 없었고, 지금도 서경노회는 독자적인 노회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번에 들어온 고려형제들과의 실질적인 통합도 당연히 저절로 잘 될 것이라 장담할 수만은 없다.

 

1. 고신과 고려의 공통점과 차이점

 

신사참배 반대와 순교정신, 성경대로 살려는 개혁주의 신학과 목회, 행정, 신학교의 동창회 기수나 S.F.C. 운동 등도 같다. 모든 면에서 거의 비슷하다.

차이점은, 신자간의 고소문제에 대해 달랐다. 고신은 신자 간에 고소할 수 있다고 했고, 고려는 안된다고 하여 교단이 나뉘어졌던 것이다. 세대가 다르다. 고신은 후임세대이지만, 고려는 주로 개척한 세대이다. 교단문화가 다르다. 신자 간의 고소문제에 대한 이견과 세대의 차이, 그리고 39년이라는 독립된 시간은 다양한 작은 차이들을 만들어 냈다.

 

2.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서로에게서 배우려고 해야 한다.

 

고신과 고려는 39년 동안 각자의 문화를 꽃피웠기 때문에 함께 가는 과정에서 분명 서로를 보고 충격을 받는 일이 생길 것이다. 지금부터 7년 전의 고려의 모습과, 고신에서 경험한 교단문화충격에 대한 나의 경험이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1) 고신에서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은 것은 목회자들이었다.

 

a. 부르심인가? 직업인가? 고신에서 부교역자가 면접을 볼 때 사례를 얼마나 주는 지를 물어보는 것과, 자신이 하고 싶은 사역이 아니라며 그 교회에 가지 않는 것, 그리고 목회자들의 뛰어난 처세술에 깜짝 놀랐었다. 고려는 부교역자로 면접을 갔을 때 교회에서 부르면 거의 간다. 사역도 교회에서 요구하는 대로 하고, 사례는 주는 대로 받으며, 어떤 이유로든 년말이전에 스스로 사임하면 불충한 사역자로 여긴다. 교역자는 교회를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고신에게 고려는 맹목적으로 보일 수 있고, 고려에게 고신은 사명이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고려는 고신의 지혜로움을 배우고, 고신은 고려의 하나님 앞에서의 충성됨을 배울 수 있다.

 

b. 후생복지와 헌신의 차이. 고신은 사택과 보너스, 은급금, 자녀학비 등 후생지원이 있음에도 감사나 헌신이 약해 보였다. 고려는 후생복지가 거의 없지만 부르심 자체에 감사하며 출퇴근 시간 없이 헌신한다. 신학교에서부터 교역자는 종이고 오직 하나님 앞에 충성하는 것으로 배운다. 이것은 현실적으로 큰 문제이다. 고려에서는 그동안 지출하지 않았던 목회자들의 후생복지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부담이 생겨서 고려출신을 선호할 것이며, 그럴 경우 실질적인 하나 됨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고신에게 고려는 악덕기업주처럼 보일 수 있고, 고려에게 고신은 직업목사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고려는 목회자가 사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고신의 후생복지를 배우고, 고신은 고려의 헌신된 종의 정신을 배울 수 있다.

 

c. 교역자 간의 관계의 차이. 고신에서 나이나 신학교 기수, 담임목사와 부교역자 간에 관계없이 서로 존칭을 하며 존중하는 모습에서 큰 감동을 받았었다. 고려는 선후배간의 질서, 특히 담임목사와 부교역자 간의 위계질서가 분명하다. 거의 명령체계이다. 고신에게 고려는 군대처럼 경직되어 보일 수 있고, 고려에게 고신은 질서가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고려는 고신의 교역자 간에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것을 배우고, 고신은 고려의 질서의식을 배울 수 있다.

 

2) 교회에 대한 문화충격

 

a. 교회를 개척하는 차이. 고신은 기존교회에서의 목회에 관심이 더 많고, 교회를 개척할 때도 전국남전도회 같은 기관이나 큰 교회가 개척비용을 지원한다. 고려는 교회 수가 적기 때문에 당연히 개척을 해야 하는 분위기이고, 개척할 때 지원이 거의 없어 대부분 목사가 집을 팔아서 개척한다. 고신에게 고려는 목회자에게 가혹하게 보일 수 있고, 고려에게 고신목회자는 희생하지 않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고려는 고신의 ‘교회가 교회를 세우고, 목사는 개척준비에 전념하게 하는 것’을 배우고, 고신은 고려의 개척정신을 배울 수 있다.

 

b. 교회분쟁과 목사 퇴출의 차이. 고신은 현재에도 분쟁하는 교회들과 목사에게 함부로 말을 하고 내쫓는 일들이 있다. 고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혹 교회 내에 분쟁이 일어나도 법에 고소하지 않는다. 교회 내에 분쟁이 일어난 것을 한 번 보았는데 그 교회의 담임목사는 특별한 잘못이 없었음에도 교회의 화평을 위해 조용히 스스로 교회를 떠났다. 고려는 개척하면 3년은 교회에서 철야를 하라고 배우고 목사가 모든 면에서 헌신하기 때문에 성도들이 목사를 존경하고 순종하며 교회가 평안하지만 목사의 권위가 절대적인 경향이 있다. 고신은 후임세대이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체계적이며 전문적인 목회를 할 수 있지만 후임목사의 리더쉽을 인정받는 과정에서 갈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것은 후임세대에서는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지상교회의 연약이다. 고신에게 고려는 목사가 권위적으로 보일 수 있고, 고려에게 고신은 목사를 존경하지 않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고려는 고신의 합리적인 당회운영을 배우고, 고신은 고려의 교회를 위한 희생정신을 배울 수 있다.

 

3) 신학과 목회에 대한 문화충격

 

고신에서는 목회자마다 신학이나 설교나 목회에 대한 기준이나 추구하는 것이 달랐다. 고신대학이나 천안의 신대원에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도 큰 울타리 안에서 자율성을 보장한다. 고려는 “세계사의 중심은 택자구원을 위한 구속사이고, 구속사의 중심은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예수님은 교회를 통해 구속운동을 전개하시고, 교회는 복음(설교와 전도)전파를 통해 구속운동을 펼친다.”는 구속사가 신학의 핵심이며, 복음을 전하는 “설교가 목회의 전부이며 설교에 목숨을 걸어라”고 배운다. 그러므로 고려목회자들은 설교나 목회가 한 방향을 추구하지만 치우친 면이 있다. 고신에게 고려는 신학과 목회의 동질감이 있는 반면에 편협하고 획일적으로 보일 수 있으며, 고려에게 고신은 다양성을 인정하는 반면에 이것저것 섞여서 기준을 상실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고려는 고신(대학, 신대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지식들을 풍성하게 접할 기회로 삼고, 고신은 고려의 신학과 목회의 순수함을 배울 수 있다.

 

4) 리더쉽(결정과정과 참여)에 대한 문화충격

 

생명나무에 어떤 주제를 가지고 목사, 장로, 권사, 집사, 청년들이 각각 자기 입장에서 의견을 개진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또 노회 때마다 끊임없이 찬반토론을 하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는다. 고려는 소수에 의해 빨리 결정한다. 그러다보니 잘못된 결정을 하는 경우도 생기지만 지도자와 교단에 아주 순종적이어서 결정사항이 빨리 진행된다. 고신은 무언가를 결정할 때 다양한 입장들을 들으며 충분히 토론하고 검토하며, 결정에 대해 자발적으로 따르도록 유도한다. 그러다보니 오래 걸리고 참여가 약할 수 있지만 더 지혜로운 결정을 할 수 있어서 실수를 줄인다. 고신에게 고려는 독재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고, 고려에게 고신은 춘추전국시대처럼 리더쉽이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고려는 고신의 충분한 논의를 통해 다양한 입장을 경청함에서 오는 지혜를 배우고, 고신은 고려의 신속함과 리더쉽에 대한 순종을 배울 수 있다.

 

 실제적인 하나 됨을 위해서 우리는 먼저 무엇이 다른지를 알고 다름을 나쁨으로 여기지 않으며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그 차이 때문에 멀리하며 상대가 변화되기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서로를 알아가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3. 진정한 연합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약속을 지켜야 한다.

 

1) 고신은 반고소 정신을 보여주어야 한다.

 

반고소문제는 성경전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역사적인 경험으로 볼 때 교단이 나누어 질만큼 큰 문제였다. 이번에도 고신에서 반고소를 표명하지 않았다면 통합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자의든 타의든 고려는 반고소(진리)문제로 인해 쫓겨난 아픔이 있다. 그러므로 고신은 고려의 반고소 정신을 귀하게 여기고 존중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특히 반고소 문제는 더욱) 성경대로 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진정으로 고려형제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고려는 과거의 상처가 연합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고신을 용서해야 한다. 혹시라도 우리만 옳다는 사고가 있어서도 안된다.

 

2) 고려는 ‘우리끼리’를 버리고 지역노회로 들어가야 한다.

 

고려는 고신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고신 안에서 고려로 남으려고 해서는 안된다. 서경노회는 이미 고신 안에 녹아들었어야 한다. 이번에 들어온 형제들도 혹시라도 ‘우리 방식대로’ 하려는 것을 버려야 한다. 진정으로 하나가 되려면 고신이 요청하기 전에 고려가 먼저 자원하여 고신의 지역노회로 들어가야 한다. 고신은 고려형제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먼저 배려하고 품어주어야 한다.

 

고신은 반고소를 약속했고, 고려는 고신의 지역노회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약속했다. 그 약속을 전제로 통합한 것이다. 약속을 지키는 것은 연합의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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