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양수필 ::

-고령의 노인이 그 묵직한 선물을 들고 교회까지 배달한 과정이 눈물겨웠다.

 

 216일은 설날이다. 상당수의 성도들이 고향을 찾아 가족들과 친지들을 만난다. 나의 경우 이동할 이유가 없다. 설사 필요가 있다고 해도 교회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는 동안 성도들이 명절을 잘 보내도록 하는 것이다.

 

 아버지가 마산의 노인병원에 계시다. 평소에는 찾아가기가 수월하나 명절기간에는 엄두를 내지 못한다. 형제들을 만나는 데에는 여러 제한이 따른다. 누구라도 나 자신의 경건의 길과 목회의 길에 유익을 주지 못하면 만남을 자제한다.

 

 여러 성도들이 고향에 가기 전에 목사를 살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성도들에게 마음의 빚이 항상 있다. 단순히 목사란 이유에서 성도들에게 존중을 받고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내가 70세 이상의 어른들에게 선물을 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그런 여유가 없었다. 교회가 부교역자 관을 마련하는데 별도의 준비와 그 시간이 집중되었다. 게다가 나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곳이 대단히 많았다. 솔직히 어른들을 섬길만한 여유를 다른 데로 돌린 것이다.

 

 그러나 이를 후회하게 만드는 일이 있었다. 이음전 집사가 있다. 올해 87세의 노인 집사이다. 아들은 육군사관학교를 나와 대령으로 재직 중 순국했다. 이 집사의 가슴에는 한으로 남아 있다. 지금은 딸과 함께 살고 있다.

 

 이런 고령의 집사가 목사에게 전하겠다고 선물을 하나 들고 왔다. 214일 수요일은 한파의 영향이 남아 대단히 추웠다. 이 집사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교회까지 약 500m의 거리를 걸었다. 선물상자를 들고서다. 게다가 3층까지 올라왔다.

 

 여전도사가 있었다. 이를 받아두었다. 물론 여 전도사가 이 집사에게 감사를 전했지만 나로서는 대단히 감사가 넘치는 일이었다. 고령의 노인이 그 묵직한 선물을 들고 교회까지 배달한 과정이 눈물겨웠다. 이런 사랑을 받고 있으니 다른 피곤이 한 순간에 날아가 버린다.

 

 18일 주일이 되었다. 이병인 장로가 나의 사무실로 들어왔다. 이 장로는 얼마 전에 우리교회로 이명하여 신앙 생활하는 장로이다. 이미 84세의 노인이다. “목사님, 명절 전에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죄송합니다.”라며 봉투를 건넨다.

 

 순간 마음에 짠한 마음이 들었다. 그간에 아버지를 통한 격려를 전혀 받지 못했다. 오히려 자식으로서 마땅히 섬기는 일에만 최선을 다했다. 어려서도 어머니에게는 사랑을 받았어도 아버지에게는 거의 기억이 없다.

 

 이런 연유에서인지 아버지의 사랑을 뒤늦게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장로는 아버지보다 3살 연하이다. 이런 어른에게 받은 사랑의 재원을 허투루 사용할 수가 없다. 이것이 나의 신앙인격이고 양심이다. 곧 필리핀에 간다. 간접선교사 신분으로다. 아니면 단기선교사 신분이다.

 

 현지에서 사역하는 정진우 선교사는 직접선교사이다. 그리고 장기선교사이다. 간접과 단기 신분의 선교사는 장기와 직접 현장에서 뛰는 선교사에게 큰 유익을 주어야 한다. 그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기도하겠습니다.” “존경합니다.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는 등의 인사와 격려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보다 더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격려는 선교헌금을 전달하는 것이다. 더욱이 진실하게 선교하는 분들에게는 더욱 더 절실하다. 티끌모아 태산이다. 이를 사역하면서 많이 경험한다. 이병인 장로에게 감사가 넘친다.

 

 주님께서 여러 이유로 지치고 힘든 목사를 위로하는 사자로 주님께서 우리교회로 보내셨다. 새벽기도시간에 그의 얼굴을 보면 주님을 만난 것 같은 기분이다. 이 장로를 보면서 장로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를 여러 차례 되짚어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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