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선배와 목회에 본이 되는 동료들이 많은 노회라면 나도 많은 것을 배우면서 도전을 받을 터인데 그런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인천노회 교역자 회에 기대하고 있다. 아직은 이것이 유효하다. 최형철 목사가 회장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3월 7일 화요일에 교역자 회 월례회가 있었다. 격월제로 모이는 이번 모임에 참석 여부를 잠시 고심했다. 여러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전기한 대로 최 목사가 회장이기에 참석했다. 그렇지 않아도 참석 수가 저조한 마당에 나마저 불참한다면 임원들이 열심을 가지고 일을 진행하기에 힘이 든다는 생각에서다. 1월에 대략 4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이번에 수를 들으니 30명이란다. 교역자 회 명단에 기록된 목사들을 대략 잡아도 100명이 넘는다. 그중 은퇴 목사들의 참석을 뺀다고 하더라도 모임의 저조함에 놀랍다. 더욱이 이날에 주목을 받을만한 강사가 온다고 소개되었다.
고신교단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목사였다. 그가 강의 중에 그리 밝히니 그런 줄 안다. 인천노회의 교회들의 성도 수를 다 합쳐도 그 목사의 교세에 턱없이 모자란다. 한마디로 그는 대형교회의 목사이다. 이런 그가 강사로 온다고 하기에 나로서는 호기심이 있었다.
이미 그 목사에 대해서는 사전 정보가 있었다. 부산지역의 여러 신학교에서 강의를 많이 했으니 더러 얻은 정보이다. 그러면서도 그를 직접 대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있다면 창원 극동방송국을 이상규 교수와 방문했을 때 그가 생방송에 출연 중이었다.
이 교수가 온 것을 들은 그가 이 교수를 생방송에 청하여 인사를 시켰다. 자신의 스승이자 덕망 높은 학자이니 방송에 소개해도 될만한 교수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때 밖에서 그의 실물을 잠시 본 정도이다. 이런 터여서 그가 굳이 인천까지 강사로 온다니 실물과 더불어 설교내용을 들어보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이런 목사라면 쉽게 청하기가 어려웠을 텐데 어떤 과정에서 왔는가도 궁금했다. 그의 사실상 강의를 들으면서 당일 장소를 제공한 교회 목사가 소개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사가 두어 차례 이상 그 목사와의 관계를 설명했기 때문이다.
신학교에 다닐 때 모두에게 존경받는 박병식 교수가 장차 우리의 목회와 설교자의 자세를 강의했다. 목회할 때 절대로 어린아이라도 구타하는 행위가 없어야 한다고 했다. 물론 욕설도 전혀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때 성경적 근거까지 구체적으로 들면서였다.
박 목사는 성경 한 구절 읽어놓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 것을 경계했다. 말하자면 자기 하고 싶은 이야기를 열심히 전하여 말하고는 성경 한 절을 읽는단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내가 한 말을 성경이 입증한다는 식이라는 것이다.
이런 스승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고 지금까지 살았기에 그리고 목회에 적용하려고 애를 썼기에 강단에서 정화되지 않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날 강사는 대형교회의 목사로서 가진 특이한 은사를 확인하는 득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본받을만한 것도 내게 적용할 만한 것도 아니었다.
당일 받은 은혜는 내가 지금까지 구령과 양육에 진력하면서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뜻을 찾아 전하고 가르치는 데만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 감사하자는 것이다. 그것이 나에게 당일에 받은 큰 유익이었다. 그러면서도 교역자 회가 앞으로 이끌어가는 부분에 있어서 기도와 숙고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했다.
감사하고 행복한 것은, 당일 장소를 제공한 교회의 여전도회 회원들이 주방에서 기쁜 모습으로 봉사한 것과 준비된 음식이 정성이 가미되었다는 것이다. 육의 양식은 이 교회의 봉사를 통해 풍성하게 잘 받았다. 혹시 목사들이 대형교회 목사가 강사라고 배척하는 마음이 들어서 참석을 하지 않았다면 이는 스스로가 문제라고 본다.
하지만 이전에 그의 강의를 들어보았기에 아예 참석하지 않은 것이라면 내가 그들에게 무엇이라고 호소를 할 수 있을까가 언뜻 생각나지 않는다. 교역자 회에 다녀와서 목사들의 모임도 이렇게 연합이 안되니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훌륭한 선배와 목회에 본이 되는 동료들이 많은 노회라면 나도 많은 것을 배우면서 도전을 받을 터인데 그런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노회 임원들이 꽤 보이지 않았다. 회비를 3년 이상이나 내지 않고도 당일 참석한 목사도 있었다. 모든 면에서 개혁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깨달을만하니 은퇴 시기라는 단어가 눈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