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수혜자가 되니 다소 혼란스러웠으나 현 선생 부부의 마음과 행위에 감사함이 컸다. 특별히 아내에게 위로를 준 일이었기에 더했다.
건강 프로가 많이 상영된다. 그중에 단연 당뇨 질환에 관한 것들이 홍수이다. 1990년 4월경에 당뇨병이 있다는 것을 진단을 받아 알게 되었다. 그러니 족히 만33년이 되었다. 현재의 명 주치의를 만난 것은 2006년 경이다. 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이미 폐인이 되었을 것이기에 명 주치의라 생각한다. 물론 하나님의 은혜이다. 이런 의사를 만난 것도 그중 하나다.
이 의사의 처방이 달랐다. 따라서 의사의 말을 경청하여 그대로 하려고 노력했다. 식이요법과 약물요법에 운동까지 겸한 것이다. 30년 이상이 되었을지라도 새벽기도회 인도 등 목사로서의 사명 감당에 충실히 하고 있다. 주치의가 불신자지만 “목사님은 하나님께서 특별히 돕고 계신 것 같습니다.”라고 전제한후 설명을 잇는다.
2006년에 처음 그를 찾았을 때 550이 넘는 수치여서 체크가 제대로 안 될 정도였다. 그런 내가 지금도 정상 생활을 하고 있다. 피나는 노력이 수반된다는 것이다. 이를 곁에서 지켜보는 아내는 의지의 한국인 정도로는 표현이 모자란다고 했다.
2월 27일 월요일은 아들이 목사고시를 치는 날이다. 아침에 소통하여 위로와 기도한 후 현승호 선생과 함께 자전거를 탔다. 현 선생은 이미 교사로 정년퇴직을 했다. 그러나 마지막 고등학교에서 한 학기를 더 청하여 감당했다. 이제 종종 현 선생과 운동을 함께 할 수가 있어 감사하다고 여겼다.
이상하게도 나의 자전거가 펑크가 자주 난다. 이때마다 사람을 불러 차를 가져오게 하여 수리점을 찾았었다. 펑크 공포증이 생긴 이유가 된다. 다른 이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니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현 선생은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
그러니 현 선생과 같이 타면 안심이다. 내가 이런 기술도 배워야겠다는 것을 생각하지만 아직은 그렇게 하지 못하였다. 월요일이니 시간을 모처럼 내어 집에서 출발하여서 안산을 거쳐 시화를 둘러 귀가하면 65km 정도의 거리가 된다. 12시 15분 정도면 귀가하니 오후는 다른 일들을 감당할 수가 있다.
11시쯤 되어 시화에 도착하여 두 번째 쉼을 가질 때였다. 이 휴식을 마치면 귀가까지 쉬지 않으니 마지막 휴식이다. 이때 현 선생과 대화를 잠시 하면서 교사론에 대해 나누었다. 자신이 38년을 교직 생활하면서 교사가 바른 도덕성을 가지고 가르쳐야 하는데 이것과 지식전달은 별개란 것이다.
사실 현 선생이 펑크를 때워주어 동선을 함께 하는 것이 아니다. 그에게 있는 바른 윤리가 감동을 주어 함께 했다. 대화하면서 목사들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교사 이상으로 바른 윤리를 가져야 하는 데 상식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이들이 있어서 마음이 아프다.
일어서려는 데 현 선생이 봉투를 내밀면서 “적지만 사모님께 맛있는 것을 사 드리시기를 바랍니다.”라고 했다. 순간 봉투를 잡고 기도했다. 현 선생에게 부인이 아는가를 물으니 상의하지 않고는 못산다고 했다. 자신의 통장은 아내가 관리한다고 하면서다.
다시 출발하여 귀가하는 데 약 1시간이 걸렸다. 이날 내가 거의 앞에서 달렸다. 그러다가 봉투를 받은 시간부터는 뒤에서 페달을 밟았다. 따라가면서 현 선생의 교사론에 대해 다시 생각하였다. 함께 운동하는 동료 가족의 아픔까지 생각하는 성숙함 때문이다.
뒤에서 열심히 따라가면서 이런 현 선생이 지옥에 가면 안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떨렸다. 당장은 기독교 교리나 진리를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아들이 신앙을 가지게 되었다니 며느리와 함께 신앙에 동참하라고 권하는 정도다.
돌아와서 아내에게 사실을 전하면서 기도하자고 했다. 현 선생을 위해 기도하였다. 그 아내와 아들과 미혼의 딸을 위해서였다. 현 선생은 한 학기를 더 학교에 나간다고 했다. 학교의 청이 있어서였다. 아내에게 현 선생의 뜻대로 몸에 유익한 것을 사서 먹으라고 했다.
아내는 열어보더니 놀라움을 전했다. 생각보다 금액이 컸기에다. 이런 사랑을 전하는 자리나 위치에 있다가 내가 수혜자가 되니 다소 혼란스러웠으나 현 선생 부부의 마음과 행위에 감사함이 컸다. 특별히 아내에게 위로를 준 일이었기에 더했다.
이 땅에 사는 동안 동료 목사들을 통해 더러 실망스러운 부분을 대하고 있는데 믿음이 없는 현 선생으로부터 고결한 사랑을 받으니 더욱 그랬다. 사실 그간 목사들에게 베푼 사랑이 내게 많이 돌아왔다. 훌륭하고 고마운 목사들이 주변에 많다. 그러나 사랑을 받을 줄만 알지 전혀 돌리지 못하는 목사도 더러 있다.
교사나 목사는 지식인이다. 그만큼 성숙해야 한다. 이는 그의 생활을 통해 입증해야 한다. 그런데 교사와 목사의 특징 중 하나가 입으로 이를 통한 말로만 자신을 밝힌다는 것이다. 이를 교사를 대표하여 현승호 선생이 교정했다. 목사를 대표해서 내가 이를 감당해야 하는데 갈 길이 남이 있음을 느끼고 있다. 현승호, 이상순 부부를 천국에서도 만나 교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