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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에 봉분이 없이 평토장을 했는데 그 흔한 비석 하나도 없었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역임한 황우여 장로의 부친 황돈주 장로가 주님의 품에 안긴 지 4년이다. 황우여 장로의 로펌 예배에 참석하는 어느 성도가 황 장로에게 “신재철 목사님을 모시고 황 장로님의 산소에 가서 예배를 한번 드리시지요.”라고 황우여 장로에게 권했단다. 황 장로는 듣자마자 감사한 일이라고 여겨 이를 실행했다.

이런 연유에서 이날 1시 30분에 박광익 집사의 차에 몸을 싣고 묘소가 있는 강화도로 갔다. 강화도는 황 장로의 고향이다. 그곳에 황 장로가 산을 매입하여 바다가 보이는 산자락에 부모를 모신 것이다. 그곳에서 황돈주 장로와 그를 이어 두 달 뒤쯤 주님께 달려간 유숙화 권사가 주님의 재림을 기대하며 부활의 소망을 가지고 잠들어 있다.

황우여 장로는 당일 서울에서 일을 보고 강화로 왔다. 묘소가 있는 곳은 거의 산 정상이었다. 산을 오르는데 떨어진 낙엽으로 지장을 받을 정도였다. 그래도 올라가 보니 바다가 훤히 보여 황 장로가 신경을 쓴 장소였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특이함이 있었다. 묘에 봉분이 없이 평토장을 한 것이다. 그 흔한 비석 하나도 없었다. 황 장로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깊이 석관을 묻고 그 안에 목관으로 모시고 위에는 나무를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주님의 부름을 받으면 역시 그 앞에 그리 묻힐 것이라고 했다. 약간의 권세와 재력이 있는 집의 거창한 묘를 자주 대하다가 놀라움이 들 정도였다. 누가 보아도 권력과 재력을 겸한 황 장로의 이런 생각과 처신에 존경심이 더해졌다.

유족과 참석한 성도 서너 명을 상대로 위로 예배를 드렸다. 묘에 묻힌 황 장로 부모들의 신앙은 이미 잘 알려진 바다. 따라서 신앙의 계승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그렇게 살아주기를 말씀으로 당부했다. 예배를 마치고 황 장로에게 인사를 할 시간을 주었다.

황 장로는 토요일 오후에 현장까지 와서 예배를 인도해 준 나에게 내가 부담을 느낄 정도의 감사를 전했다. 그러더니 자신의 부친이 떠나신 후 노쇠한 모친이 알면 놀랄 것을 알아 비밀에 부쳤단다. 당시 부친은 입원 중이어서 어머니는 여전히 병원에 있는 줄로만 알고 있었단다. 하지만 동생이 실수하여 그만 알게 되었는데 그 후 며칠 만에 모친도 천국으로 이사를 했다고 했다.

별세 직전에 어머니 권사를 만났더니 다섯 가지 말씀을 주셨는데 그것이 유언이 되었단다. 산에 있어 적을 수가 없었다. 귀가 시에는 내가 황 장로의 승용차로 왔다. 황 장로는 나를 상석에 앉혔다. 평소 몸에 밴 겸손임을 알아 거부하지 못했다. 1시간 내내 대화를 하면서 얻는 즐거움과 유익이 있었다.

이때 유언 다섯 가지를 질문하니 황 장로는 그대로 답을 했다. 황 장로도 이제 75세인데 기억력이 대단했다. “하나님 제일주의로 살아라. 형제간에 화목해라. 두려워 말고 기도해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전도해라. 때가 악하니 몸조심해라”라고 했단다.

황돈주 장로와 유숙화 권사 생전에 자주 만난 일이 있다. 황우여 장로에 대해 기술을 하면서 증언을 받고 필요한 자료를 얻기 위하여서다. 그러다가 황돈주 장로가 병원에 입 퇴원을 반복하면서 심방을 하여 목사와 성도 간의 사랑으로 이어졌다. 황우여 장로는 산자락에서 이를 예로 들면서 자신보다 부모에게 더 사랑을 주신 귀한 목사라고 감사했다.

황 장로의 차 안에서 대화는 내게 큰 유익이 되었다. 황 장로는 과거에 그를 수행했던 아들 신 강도사에 대해 극찬하며 아들을 통해 주실 하나님의 복이 클 것이라면서 덕담을 주었다. 황 장로는 덧붙여 모태 교육을 설명하면서 아기가 세상에 나오면 엄마라는 말보다 하나님이라는 말을 먼저 듣도록 교육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화합의 정치를 했던 황 장로가 현실정치에 너무나도 그리움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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