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목사든지 은퇴할 시기에 그 모습을 보면 그 목사에 대한 평가가 자연스레 된다.
11월 24일 주일 오후 선교회 헌신예배의 설교는 옥경석 목사가 강사로 사명을 잘 감당했다. 이날 옥 목사는 설교를 마친 후 직분자 교육까지 감당했다. 당일의 모든 사역을 다 마친 후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옥 목사는 평소 노회에서 보면 법을 중시하는 성향의 목사였다. 통상 이런 목사들과는 대화가 잘 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법이란 카테고리 안에 자신을 가두고 재단하는 경향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옥 목사의 법 적용은 언제나 생산적이었다.
그래서 다른 목사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점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이날 대화가 잘 되는 목사임을 확인하게 했다. 옥 목사는 언제나 경청하며 배우려는 자세를 보이는 나를 순수하게 대했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스스럼없이 밝힌 이유가 된다.
인천노회장 양향모 목사도 이날 우리교회를 방문했다. 광성교회의 최희득 집사가 교육을 받기 때문이다. 최 집사는 자신의 교회 담임목사가 방문해 얼굴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 양 목사를 이를 알고 목회적인 방문을 한 것이다.
그런 중에 노회장 직을 3번이나 역임한 옥 목사와 대화의 시간도 가졌다. 옥 목사는 인천노회의 사정을 훤히 듣고 있었다. 옥 목사는 현재 자신이 속한 경기서부노회가 평안한 노회임을 강조했다. 이를 강조하면 할수록 나와 양 목사는 위축이 되었다. 인천노회의 상황과는 현저하게 다른 소식을 접하였기 때문이다.
옥 목사를 통해 곽수관 목사에 대해서 들을 기회를 가졌다. 자신과 신학대학원 동기라고 했다. 곽 목사가 입학당시 최우수성적을 얻었단다. 주목을 받는 목사였던 것이다. 곽 목사가 신대원 3학년 당시 부산의 한 교회에서 전도사 생활을 했단다.
그런데 이 교회는 부흥회 등 교회의 행사가 있으면 신학생 전도사도 교회를 지키게 했단다. 곽 목사가 3학년 기말고사 시간에 이 교회에 부흥회가 있었단다. 이때 교회의 요구를 받고 곽 목사가 기말고사를 치지 못하여 결국 졸업이 한해 늦어졌다는 소식을 전했다.
요즈음 곽 목사에 대한 정보를 하나 둘 얻고 있다. 노력을 하지 않아도 인천노회의 중요한 교회가 선두교회이고 그 교회의 담임목사이다 보니 이런 저런 정보들이 들어오는 것이다. 곽 목사의 부친은 인정을 받는 장로였다고 한다. 이는 조석연 목사와 이종만 장로에게 동시에 들은 바다.
훌륭한 신앙의 가문에서 자란 곽 목사는 그 후광을 단단히 받고 있다고 본다. 어려서부터 신앙생활을 잘 했고 목사가 될 준비가 잘 되었던 것이다. 그의 신앙인격이 탁월한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결국 전도사 사역 당시에도 그런 신앙인격이 그대로 보여 졌다.
사람들은 몰라도 주님께서는 곽 목사를 주목하셨다. 그리하여 이미 자립하여 교단에서 중요한 사명을 감당할 수 있는 중견교회의 후임목사로 곽 목사를 주님께서 선택하신 것이다. 조석연 목사의 사역 후에 성장하고 성숙한 교회로 이끄는데 적임목사라고 주님께서 판단하신 것이다. 지금도 주님께서는 곽 목사의 목회사역을 주목하심을 확신하고 있다.
옥 목사는 교단 총회장에 대해 언급했다. 대부분의 총회장들이 은퇴하고 존경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담임하던 교인들에게는 물론 주변 목사들에게도 그러하단다. 그 이유를 옥 목사는 정치목사로 은퇴해서라고 보았다. 최소한 은퇴 2년 전에는 정치에서 손을 놓고 교회의 성도들을 위해 함께 하는 진정한 목양의 모습을 보이고 은퇴를 해야 존경을 받는다는 것이다.
옥 목사는 어떤 목사든지 은퇴할 시기에 그 모습을 보면 그 목사에 대한 평가가 자연스레 된다고 했다. 은퇴기에 물질의 욕심에 잡혀 지난 수십 년간 해온 목회에 오점을 남기는 목사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옥 목사는 나름대로 은퇴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는 듯했다.
이는 나 역시 늘 그러하다. 매일의 사역을 임할 때 이날이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설교하러 올라갈 때마다 어쩌면 이 설교가 마지막이란 생각을 가지고 설교에 임한다. 목사로 살다가 목사로 삶을 마감하고 싶다. 그러면 그간 설교한대로의 복이 나에게 입혀질 것이다. 영생과 상급의 복이 클 것이다.
이를 알면서도 이를 생각하며 목회하고 살 겨를이 없다. 그저 하루하루 주님의 영광을 위해 달려갈 뿐이다. 자신을 살피면서 사명을 감당하면서.. 글을 기록한 후 곽 목사와 소통을 하루 기회가 있어 나의 특유의 화법으로 확인을 해 보았다. 곽 목사는 개인사정으로 휴학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수석입학은 주님의 은혜라고 답하니 사실임이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