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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학자체의 강의가 아니라 성경을 이해하게 하는 데 자신의 신학이 수단으로 동원이 되었던 것이다.

 

63일 월요일이 되었다. 하루 전 주일에 교회에서 미역국을 먹었다고 아내는 나의 생일에 대해 전혀 언급이 없다. 아내의 생일을 내가 기억하지 못하면 아주 작은 전쟁이 생긴다. 이때는 여지없이 아들도 아내편이다.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귀가한 후 비교적 일찍 서둘러 노회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출발했다. 우리교단에서는 목사들의 신학수준 함양을 위해 특별한 시행을 한다. 바로 신학대학원 교수들을 노회에 파송하여 특별강의를 하게 하는 것이다. 모든 경비를 학교가 부담한다니 놀라운 일이다.

 

이번에는 구약교수인 기동연 교수가 우리노회에 파송을 받았다. 강의제목은 레위기 강해였다. 목사라 할지라도 레위기에 대한 이해는 만족하지 않음이 사실이다. 나의 경우 비교적 레위기 연구를 좀 했고 설교도 자주 했다고 해도 이에서 예외는 아니다.

 

더욱이 늘 강의나 설교를 하는 입장이어 이런 자리에 참석해 들으면 그만큼 나에게 유익함을 안다. 그래서 참석을 하려고 시간조정을 했었다. 그런데 이런 모임에 가지 않는 아내가 자신도 동행한다고 미리 고지를 한다. 아내는 강의를 듣는 것은 행복한 일이지만 요즈음 오래 앉아서 강의를 듣는 것을 감당하기 어려워한다.

 

이런 아내가 참석을 한다고 한 것은 아들의 영향이다. 상훈이가 기 교수의 강의가 너무나 좋다고 홍보를 한 것이다. 이번학기에 처음으로 기 교수의 강의를 듣고 있는 아들이 그리 말하고 추천하니 아내는 관심을 가진 것이다.

 

오전 10시에 예배가 시작되었다. 교역자회장인 양향모 목사가 사회를 보고 노회장 천 목사가 설교를 했다. 천 목사의 설교는 5분여로 마쳤다. 이날은 세미나가 중요한 일이어 이에 맞춘 것이다. 이어 1040분부터 강의가 시작되었다.

 

미리 교재를 구입하였다. 기 교수가 지은 레위기에 관한 책이다. 정동주 전도사도 참석을 했기에 내가 구입해 선물했다. 책은 아내가 들고 강의를 들었다. 나는 그저 기 교수가 제시하는 성경구절을 따라 찾아가면서 공부를 했다. 이날 기 교수는 성경중심으로 강의를 하면서 레위기를 이해하도록 했다.

 

대단히 멋진 강의가 되었던 것이다. 신학자체의 강의가 아니라 성경을 이해하게 하는 데 자신의 신학이 수단으로 동원이 되었던 것이다. 강의를 들으면서 그가 연구한 수고를 가늠했다. 그리고 그의 강의능력도 대하고 있었다.

 

책은 잘 써도 강의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교수가 있다. 목소리가 너무 작아 청중에게 부담을 당하는 교수도 있다. 어떤 이는 강의는 잘 하는데 책의 내용이 부실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책의 내용도 좋고 강의도 잘하는 교수를 만난다는 것은 학생들의 복이 된다.

 

기 교수는 이날 참석한 목사들의 마음에 도전과 유익을 주는 강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아내와 나는 유익한 시간으로 매수하고 있었다. 사실 아들이 천거를 했지만 오전에 들어보고 별로라 여겨지면 점심만 먹고 돌아와서 우리의 일을 보자고 했었다.

 

오전 강의 한 시간쯤 지나 잠시 쉬는 시간에 아내는 저 오후 강의도 듣고 갈래요.”라고 했다. 나 역시 그리 마음을 먹었는데 아내가 그리 말하니 고마웠다. 그리하여 우리는 마치는 오후 4시까지 강의를 열심히 들었다.

 

오전 강의를 듣고 간 목사는 한둘에 불과했다. 이들은 다른 일정이 있어서 갔겠지만 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런 정도의 강의는 일부러라도 들어야 하는데 안방까지 찾아와 강의를 해 주니 반드시 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오후의 일정을 미루는 정도는 웬만한 담임목사라면 가능하다고 여겨 생각해 본 것이다.

 

나의 앞에 두 목사가 앉아 강의를 듣고 있었다. 아내는 물론 내 옆에 앉아 있었다. 두 목사 중 한 목사는 시종이 여일하게 주무시고(?) 있었다. 보기가 딱했는지 옆의 목사가 목사님은 미동도 안하고 주무시네요?” 라고 전했다. 이정도면 목사가 알아들어야 한다.

 

일침을 주는 목사가 자는 목사에게 영이 죽었는데 목사직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는가를 지적한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목사들이 경청했다. 그리고 동행한 사모들과 일부 성도들도 열심히 들었다. 교단에서 이런 일은 잘 하는 일이란 생각을 했다.

 

이날 기 교수를 픽업해 온 신학대학원 직원이 있었다. 그에게 나는 개인적으로 교통비를 후원했다. 늘 빛도 없이 수고하는 직원을 격려하면 그만큼 학교를 위해 더한 수고를 할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다. 이 직원에 대해서는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만난 것은 처음이다.

 

그 역시 내가 고신대학에서도 강의를 했기에 나를 알고 있었지만 이날 처음 만났다. 그는 고마웠는지 저녁 늦게 감사의 문자를 길게 보내왔다. 그래서 교수들을 모시고 다니는 것도 대단한데 시종이 여일하게 강의를 경청하는 모습에 내 스스로 더 은혜가 되었다고 답을 했다. 신학대학원의 직원들이 이와 같이 말씀에 심취하여 있다면 학교의 행정이 더욱 은혜 안에서 돌아감은 당연한 이치라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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