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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스승들을 기쁘게 해드려야 한다. 이는 마지막까지 청결한 목사로 살고 마무리를 하는 것이다.

 

55일 주일에 미국에서 목회하는 최은수 목사가 우리교회에서 설교를 했다. 그것도 세 차례의 설교를 모두 감당했다. 나는 설교 없는 주일이 되었다. 은혜를 받으면서 주일을 보내서인지 상당히 영육이 가뿐했다.

 

최 교수가 메일을 보내 주일 세 번의 설교가 진짜 힘이 든다는 말이 이해가 되었다. 준비하는 과정이 힘이 든다. 물론 전하는 시간에도 힘이 듦이 사실이다. 최 목사의 경우 시차를 느끼면서 설교에 임했으니 더한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최 목사는 설교를 하면서 내년 2월에 나와 아내를 미국으로 초청한다고 했다. 교회를 위해 수고하는 제자 내외에게 미국여행을 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경비를 모두 자신이 부담하겠다고 했다. 들으면서 깜짝 놀랐다.

 

내편에서 스승을 섬겨야 하는데 스승이 제자를 섬긴다니 그랬다. 더욱이 미국을 여행한다는 것이 한두 푼으로 되는 일이 아님을 알아서다. 1부 예배를 준비하며 사무실에서 대화를 하고 있을 때 아내가 들어왔다. 이날따라 아내의 모습이 힘이 들어 보였다.

 

최근에 병원출입을 하면서 치료를 받는 것이 지쳐 더했을 것이다. 최 목사는 아내가 인사를 드리고 나가자 사모님의 모습이 많이 상했네요.” 라고 전하더니 모두가 내 책임이라며 웃는다. 스승 목사는 우리 부부의 목회적인 수고를 생각한 것이다.

 

그것이 미국으로 초청한다는 결론으로 연결된 것이다. 우리 성도들에게 목사에게 좀 쉴 시간을 부여하는 당부를 하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다소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주일을 보냈다. 최 목사는 오후 예배가 마쳐지자 바로 서울로 간다고 했다. 일정이 잡혀 있었던 것이다.

 

이를 알고 바로 재정부장 집사가 목양실로 들어왔다. 은혜를 받았음을 감사하며 사례 봉투를 건넸다. 최 목사는 신 목사님, 우리 사례 준비 안하기로 했잖아요?” 라며 정중히 거절을 한다. 모형문 집사가 그럴 수 없다며 서 있자 최 목사는 그럼 자신이 받은 것으로 하고 헌금으로 처리를 해 달라고 했다.

 

나중에 들으니 최 목사는 1부와 2부 예배 시간에 각각의 봉투에 기명하여 풍성한 감사헌금도 드렸다. 오후예배가 마쳐져 가는데 예고 없었던 낯이 익은 부부가 보였다. 유범석 장로 내외였다. 이들을 영접해야 해서 아내가 최 목사를 전철역까지 픽업했다.

 

떠나기 전에 나는 식사라도 한번 하라고 우리부부가 전하는 봉투를 건넸다. 최 교수는 이동하던 중 아내에게 사해바다 핸드크림을 담은 봉투를 건넸다. 아내와 며느리가 사용할 만큼의 많은 분량이었다. 최 교수는 이런 것을 여성들이 좋아한다며 자신이 선물하겠다고 예고를 했었다.

 

최 교수는 약속을 하면 지키는 성품이다. 그의 시간약속 준수는 정평이 나있다. 당연한 일 같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으니 돋보인다. 갑질 교수가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그의 이런 모습은 더욱 더 가슴에 남는다.

 

최 목사는 서울로 갔다. 아내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나에게 벅찬 소식을 알렸다. 최 목사가 건넨 봉투 안에 작은 봉투가 있다는 것이다. 겉에는 부탁입니다. 꼭 두 분과 가족을 위해서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하나님 명령입니다.” 라는 글귀가 있었다. 우리 부부가 전한 것도 들어 있었으니 봉투가 두 개나 있었던 것이다.

 

아내는 이 봉투들을 자신의 것이라 주장하지 않았다. 요즈음의 나의 형편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귀가하자 봉투를 바로 내밀었다. 최 교수에게 감사한다는 마음을 전하면서다. 이전과 같으면 헌금이나 선교후원금으로 사용을 했을 재원이다. 그런데 스승이 하나님 명령이라고 강조하며 가족들을 위해 사용하라고 하니 그 사용처는 제한이 되어졌다.

 

십일조와 감사헌금을 제외한 나머지는 아내를 위해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내가 있기에 아내는 하나님께서 파송한 대사였다. 한 영혼을 중요시하는 목회자로 자리 매김함도 아내의 역할이 컸다. 복음만을 전하는 설교자가 된 배후에도 아내의 비중이 컸다.

 

잠시 스승들을 생각해 보았다. 가장 먼저 만난 박병식 목사를 기억했다. 지금도 나와 교회를 위해 기도하면서 제자가 사명을 잘 감당하기를 기대하는 스승이다. 이상규 교수가 있다. 어느 불의한 목사의 악행에서 보호를 한 대표적인 스승이다. 이 교수는 그 교단과 절연하면서도 나를 보호했다. 돌이켜 보면 눈물겹다.

 

이복수 교수가 있다. 여러 어려움 중에 대학 강의가 계속되도록 길을 열었다. 그것도 신학대학이 아닌 일반대학에서다. 선교학적인 측면의 교육에 큰 영향도 주었다. 이번에 방문한 최은수 교수와 더불어 나에게는 귀한 스승들이다.

 

이런 스승들을 기쁘게 해드려야 한다. 이는 마지막까지 청결한 목사로 살고 마무리를 하는 것이다. 초원의 성도들을 가슴에 품고 오늘도 몸부림치고 있다. 이를 알고 있는 성도는 그리 많은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주님께서 아시고 나의 스승들께서 인정하니 묵묵히 기쁘게 이 길을 뛰어가고 있다. 걸어갈 여유와 자유가 나에게는 이미 박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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